올해 나온 앨범 : 태용 《SHALALA》 나에겐 단연 2023년의 앨범이자, 음악이 인간에 작용한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금 깨닫게 해 준 앨범. Ruby, 404 File Not Found는 분명히 어떤 대상에 대한 노래이지만, 다 듣고나면 사실은 그 화자가 어떤 사람인지를 그려보게 된다. 마치 한 권의 에세이를 읽은 것처럼. 누군가에게 책임을 느낌으로써, 상대에 자신을 비추어봄으로써 비로소 존재하는 인간. 그에게는 음악이 순간의 포착이기보다, 음악의 이전과 이후에 놓인 모든 체험과 서사를 담은 하나의 '시기'이다. 자신을 모두 뒤집어 내보이는 절박함, 트랙마다 깃든 직선적이고 거칠고 서툰 결이 나를 숨고 싶게 만든다. 나는 결국 음악을 경과해 그의 완전한 팬이 되었다. 태용이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자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