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남아있는 짐자무쉬에 대한 인상은 중학생 시절 동성로의 동굴 같은 독립영화관을 찾아가서 봤던 였는데, 이는 어떤 소품, 단상 또는 메모와 같은 작품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 이후에 다른 작품을 볼 마음은 크게 없었던 것 같고, 도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내가 흥미를 가질만한 종류의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해왔다.성수 무비랜드에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5월 초 노동절을 맞아 전태일의료센터와 협력해서 공간을 꾸며놨다고 해서 이번엔 꼭 방문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스케줄에 맞는 영화를 아무거나 예매했다. 그게 이었다.음악을 들을 때면 항상 신비롭다고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예컨대 a-b-a와 같은 구조에서 b가 등장하기 전의 a와, 'b를 비로소 경과한 a'는 서로 완전히 같은 a임에도 매우 다르게 ..